일본 NHK가 펴낸 노후파산.

[시니어신문=김지선 기자] 50대 중후반 정년퇴직한 뒤 안락한 노후를 보내는 대신 빚에 쫓기다 결국 파산에 이르는 노후파산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노후파산은 수명이 길어진 노인들이 불안정한 소득과 병치레 등으로 경제적 곤궁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현상입니다지난 7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2020년 파산신청한 60대 이상 고령자는 2715명에 달했습니다법원이 파산신청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많습니다. 60세 이상 파산신청자는 2018년 2058, 2019년 2373작년 2715명으로 2년 만에 32%나 급증했습니다문제는 파산하는 노년층의 숫자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입니다노후파산에 대해 문답식으로 짚어봅니다.

Q. 60대 이상 고령층의 빚이 그만큼 많다는 것인데실제로 어떤 상황인가?

A.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가계부채 한계가구의 특징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펴냈다.

여기서 한계가구란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를 뜻한다쉽게 말하면첫째부동산을 제외한 전체 금융자산에서 소득보다 갚아야 할 빚이 많고둘째빚 가운데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들어가는 돈이 소득의 40% 이상이면 파산에 가까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전체 한계가구는 2012년 1325000가구에서 2015년 1583000가구로 258000가구가 늘었다이 가운데 60대 이상에서 한계가구 비중이 높았다.

한계가구 가운데 60대 이상 가구는 2012년 16.8%(283000가 구)에서 2015년 17.5%(339000가구)로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60대에 이어 40대 15.3%, 30대 14.2%, 50대 13.4% 순이었다.

Q. 60대 이후에는 사실상 소득이 끊기는 것과 연관이 큰 것 아닌가?

A. 소득이 적고 순자산은 많은 고령층 무직자 집단의 경우 처분가능소득보다 대출 등 빚에 따른 원리금 상환액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한계가구의 경우 2015년 연간 처분가능소득은 2716만원이었지만 원리금 상환액은 3303만원 수준으로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121.6%에 달했다소득이 100만원이라면빚은 121만원을 넘는 상황이다소득 전액을 쓰지 않고 빚을 갚아도 21만원 이상의 빚이 남는다는 뜻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60대 이상 가구가 121.6%로 가장 높았고이어 50대 104.2%, 40대 102.0%, 30대 98.9% 순이었다결국 한계가구 중 빚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자로 삶의 질이 악화될 우려가 가장 큰 집단이 60대 이상 가구인 셈이다.

Q. 60대 이상 가구에서 파산이 늘어나는 이유단순히 소득이 끊겼다는 이유 외에 구조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가?

A. 전문가들은 첫째 원인으로 과거 한창 일하면서 자신의 노후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모든 것을 자녀들을 위해 쏟아부은 것을 꼽는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망라해 자녀들의 교육비를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전액 부담하고이후에는 결혼자금과 주택자금소소한 생활자금도 모두 부모의 몫이다정작 자신의 노후를 대비한 준비는 집 한 채밖에 없다는 것이다이러한 패턴은 60대 이상은 물론현재 40~50대 가구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다.

본격적인 노후에 접어들었을 때는 일자리와 소득이 끊겨 빚만 남게 된다소득이 있다고 해도 생계비 등을 제외하면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파산에 이르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둘째과거 부동산불패’ 신화를 믿고 과도한 빚을 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집을 구입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후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고 있는 금융부채가구 중에서 한계가구의 비중이 높았다.

주택 종류별 분석에서도 아파트 가구의 한계가구 비중이 2012년 11.8%에서 2015년 13.7%로 늘었다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수도권의 한계가구 비중이 2015년 기준 16.8%비수도권 13.2%보다 높았다.

Q. 60대 이상 가구의 파산이 늘어나면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지 않나?

A. 가장 큰 문제는 노후파산의 계승이다그 증거는 이미 노후파산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일본에서 찾아볼 수 있다일본 NHK 스페셜 제작팀이 펴낸 책 장수의 악몽노후파산에서는 노년층의 심각한 빈곤과 노후파산을 파헤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고용상태가 상당히 열악한 20~30대가 40~50대가 돼 수입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어버리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연금밖에 없다는 현실을 지적한다물론 의지할 수 있는 부모가 있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부모의 연금에 기대어 살다가 부모가 큰 병에 걸리면 그 순간 생활이 막막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한다게다가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수입은 뚝 끊긴다노후파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일본에서는 약 20년에 걸쳐 20~30대의 평균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이는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요즘 50~60대가 가장인 가정에서는 우리 집엔 정규직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20~30대의 생활력이 약해지면 앞으로 더욱 늘어날 노인세대를 부양하기는커녕자신들의 노후조차도 보장하기가 힘들어 사회기반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Q. 노후파산을 막기 위한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가?

A.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주택연금이 손꼽힌다정부도 고령층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이면 주택연금에 가입하도록 개정했다.

가입대상은 주택의 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만 55세 이상이며주택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이면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채무관계자 자격은 주택연금의 채무관계자(주택소유자 및 배우자)가 의사능력 및 행위능력이 있어야 한다치매 등의 이유로 의사능력이나 행위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보호자는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보유주택 조건은 부부 기준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다주택자라도 합산 가격이 9억원 이하면 가능하다. 9억원 초과 2주택자는 3년 안에 1개의 주택을 매도하면 가입이 가능하다상가 등 복합용도주택은 전체 면적 중 주택이 차지하는 면적이 1/2 이상인 경우 가입이 가능하고주거용 오피스텔도 가입할 수 있다.

거주요건은 가입자 또는 배우자가 주택연금 가입주택을 실제 거주지로 사용해야 한다해당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내어주고 있을 경우에는 가입이 불가하다부부 중 한 명이 거주를 하면서 보증금 없이 주택의 일부만을 월세로 내주는 경우는 가입 가능하다.

연금 지급방식은 종신형(월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방식), 확정기간형(고객이 선택한 일정 기간 동안만 월지급금을 지급받는 방식), 대출상환형(주택담보대출 상환용으로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초과 90%이내범위 안에서 일시에 찾아쓰고 나머지 부분을 월지급금으로 종신토록 지급받는 방식), 우대형(주택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기초연금 수급자이고 부부기준 15000만원 미만 1주택 보유 시 종신방식(정액형)보다 월지급금을 최대 약 20% 우대하여 지급받는 방식등이 있다.

월 2월 기준월지급 연금액은 예를 들어 현재 70세인 가입자가 주택가격 5억원인 주택을 가입한 경우 종신지급방식에 의한 정액형의 월지급 연금은 1535000원이고, 3억원인 주택을 가입한 경우에는 매월 921000원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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