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이 지난 2018년 서울 광화문에서 마련한 ‘어르신 교통사고 ZERO 캠페인’에서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는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사진=도로교통공단

[시니어신문=이길상 기자] 고속도로 통행량 많은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14일, 2021~2022년 고속도로 통행량 변화와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자료를 월별로 분석해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증가 위험성 및 안전대책 강화 필요성’을 발표했다.

분석결과 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 이후 고속도로 교통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교통사고 또한 증가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서, 전통적으로 통행량이 가장 많은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10~11월은 다른 달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 건이 11.7% 많고 치사율도 높아 이에 대비한 사고예방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날 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여가 통행 급증으로 올 가을 행락철 교통량, 작년보다 12% 이상 증가 예상

2022년 하계 휴가철(7~8월)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월평균 2.82억대로 전년(2021년) 대비 12.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금년 2/4분기 이후 여가통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연중 교통량 최다 기간인 가을 행락철 (10~11월) 또한 통행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3월 교통량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2021년 대비 3.7% 감소세로 출발했으나, 2022년 4월 방역수칙 완화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봄철(4~6월) 교통량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으며, 하계 휴가철(7~8월)은 12.3%가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여가 관련 이동 수요가 증가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가을 행락철 또한 최소 금년 하계 휴가철 교통량 증가 수준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가을 행락철 고속도로 월평균 교통량은 2.97억대로 추정되어 2022년 1/4분기 대비 3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가을 행락철(10~11월)은 교통사고 발생 건수 및 심도 최다

최근 3년(2019~2021년) 경찰청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가을 행락철인 10~11월의 월평균 사고발생 건은 1만9549건으로 다른 기간 대비 약 2천 건(11.7%)이 많이 발생해 교통사고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로 분석됐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월평균 300명으로 나타나 다른 기간에 비해 48명(19.4%) 많았으며,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치사율)는 1.54명으로, 다른 시기에 비해 약 7% 높았다. 이는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더욱 높아짐을 의미한다.

◇ 고속화 도로로 교통사고 집중되고, 고령 사상자 비율 높아져

도로 종류별 교통사고 발생 분석결과, 가을 행락철의 교통사고는 모든 도로에서 평월 대비 증가했으며, 특히 주행속도가 높은 고속도로나 국도지방도에서의 교통사고 증가율이 일반 지자체 관리도로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속화 구간(고속도로, 일반국도 등)에서는 가을 행락철이 되면 교통사고 발생 건 수가 15.7~18.8% 증가했으며,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5.0%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가을 행락철 기간 동안 지역간 통행이 증가하고, 고속도로나 국도를 주행하는 차량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사고 발생 및 대형사고 위험 또한 높아지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가을 행락철은 고령자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 피해자 발생 교통사고 건 수는 평월 대비 가을 행락철 기간이 19.7% 더 높았으며,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27.5%가 증가해 비고령자 증가율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가을 행락철은 등산, 단풍놀이 등 어르신들의 통행 유발 요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들의 주의/배려 운전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겠다.

◇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50% 미만

2021년 교통사고 사상자 중 안전띠 미착용자는 9000명에 육박했다. 교통사고 시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은 1.69%로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보다 사망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5배나 높다.

연구소가 9월 24일 토요일 수도권 주요 고속도로 톨게이트 3개소에서 안전띠 착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앞좌석(운전석, 조수석) 안전띠 착용률은 모두 90% 이상이었지만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49.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을 포함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됐으나, 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좀처럼 개선이 되고있지 않다.

◇ 가을 행락철 법규위반 집중 단속과 함께 뒷좌석도 안전띠 착용률 높여야

최근 코로나19가 엔데믹화 되면서 그 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가을 행락철은 일년 중 통행량과 교통사고 발생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에 더욱더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안전띠 착용률은 뒷좌석의 경우 아직도 50% 미만으로 나타나 해외 교통안전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이는 사고발생 증가와 함께 사고 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게 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임채홍 수석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및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등으로 최근 주말 여가 통행을 중심으로 교통량이 급증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가을 행락철 운전자들에게 교통사고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시키고, 과속, 졸음운전 등 교통사고 유발 위험 운전에 대한 특별 단속과 예방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망, 중상 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자들은 뒷좌석에 동승한 가족이나 지인이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하는지 확인하고, 착용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착용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