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신문=김형석 기자] 시니어에게 자원봉사나 사회공헌활동 등 소득 이외의 사회참여활동이 매우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왜 일까요. 은퇴 이후 길어진 여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학력과 사회적 경험, 건강상태, 경제활동은 물론, 사회참여 욕구가 매우 높은 인적자산 그룹이어서 상당한 사회적 기여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사회참여에 나서는 시니어는 매우 적은 현실입니다. 시니어의 의미 있는 사회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은 무엇이고,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한국자원봉사협의회의가 최근 내놓은 ‘베이비부머 재능나눔 프로그램 모델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년세대 중 과거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15.5%에 그쳤다. 이들 대부분은 앞으로도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니어의 자원봉사 참여의사는 매우 높게 나타나 고무적이다. 과거 봉사활동에 참여했지만 앞으로 참여의사가 없는 경우는 1.6%에 불과했다. 과거 자원봉사 경험이 있으면서 향후에도 참여의사가 있는 집단과 과거 자원봉사 경험은 없으나 향후 참여의사가 있는 집단 등 약 360만 명(45.3%)에 해당하는 시니어는 자원봉사 참여 의사를 갖고 있었다. 베이비붐세대 약 712만 명 가운데 2명 중 1명은 자원봉사 참여를 원한다는 조사결과다.

사회적 책임 위해 자원봉사 참여

이들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려는 이유도 사회적 책임감과 의무감, 혹은 능력 활용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본인의 능력범위 내에서 다양한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들의 보람찬 노후생활과 직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 자원봉사 참여율도 높으면서 참여의사도 높아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대전, 제주, 강원, 전남, 경기, 인천이었다. 참여율은 높으나 참여의사가 낮은 지역은 경북, 경남, 충남, 충북이었고, 참여율은 낮았지만 참여의지가 높은 지역은 서울과 울산이었다. 참여율도 낮고 참여의사도 낮아 가장 침제된 지역은 부산, 광주, 대구로 조사됐다.

또, 최종학력이 높을수록 봉사활동 참여율과 참여의사가 높게 나타났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비교적 높다고 생각하는 집단일수록 봉사활동 참여율과 참여의사가 높았다. 이밖에 노후준비가 잘 된 집단일수록 자원봉사 참여 또는 참여의지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니어 4명 중 1명(25.9%)은 은퇴 이후에도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삶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들을 위한 사회참여 방식이 다양한 경로로 개발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들이 스스로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으로서 의미를 부여하도록 재능과 욕구에 적합한 자원봉사프로그램을 개발, 사회참여활동을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양한 사회참여 경로 마련해야

그렇다면 어떤 사회참여가 핵심일까. 사회참여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다. 직업활동 등 주된 소득을 위한 경제적 활동, 사회공헌 일자리, 해외원조 일자리, 귀농·귀촌, 창업, 문화와 여가활동 등이 모두 사회참여의 영역에 포함된다.

현재의 중장년 베이비붐세대는 시니어 계층에 비해 학력, 사회적 경험, 건강상태, 경제활동 수준이 월등하고 사회참여 욕구 또한 매우 높다. 따라서, 이들의 사회참여 경로는 자원봉사나 사회공헌활동이란 개념에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를 계기로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일자리를 비롯해, 노후소득보장, 건강관리, 노후생활설계 강화 정책이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정책 체감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5년 시행된 ‘새로마지 플랜’에 안정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 고령자 자원봉사 활동의 전문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명시됐지만 반응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니어의 봉사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봉사활동지원의 지속성과 신규 인력 공급이 선결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시니어에 맞는 새로운 사회공헌 또는 자원봉사 아이템을 발굴하고, 자원봉사 조직과 지원방식도 새롭게 재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원봉사를 원하는 360만 명의 시니어를 소화하기에는 현실 시스템에 많은 한계가 있는 만큼 매력적인 자원봉사 아이템과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정책적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개선과제로 손꼽힌다. 자원봉사와 관련된 정책은 행정안전부가 맡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각각 시행하는 사회공헌일자리 지원사업은 서로 중복되고 있다. 특히, 사회공헌일자리 지원사업은 소득이 발생하는 일자리와 사회적 의미의 자원봉사가 결합돼 자칫 순수한 자원봉사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자발적 참여가 가장 효율적 대안

한국자원봉사협의회의 연구에서 전국 10개 자원봉사기관의 베이비부머 재능나눔 사례연구를 통해 각 사례가 갖는 고유한 특성별 유형화를 시도, 기존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현재 중장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재능나눔 프로그램은 △공동체 조직형 △사회복지·직능 연계형 △기업조직형 △자조그룹형 등으로 분류된다.

첫째, 공동체 조직형의 경우 중장년세대가 지역 공동체 조직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지역사회 프로그램에 참여, 지역 공동체의 비전과 목적에 적합한 목적 달성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실천하는 유형이다.

최근 서울시의 마을만들기 운동을 시작으로 도시와 골목생태를 유지하면서 개발의 대안적 유형을 찾고자 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수도권의 다른 자치단체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농촌의 경우 귀농귀촌인구의 증가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 형성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으면서 중장년세대의 사회참여와 관련,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둘째, 연계형은 사회복지기관이나 직능단체 등 지역사회의 자원봉사 자원 연계를 비전으로 갖는 조직이 중장년세대의 사회참여를 이끌어내는 유형이다.

연계조직들은 얼마나 많은 수요처와 중장년세대 자원봉사자들이 연계됐는지를 중시하며, 모든 파트너와 손을 잡는다. 기업조직, 지역공동체조직, 다양한 복지 수요처와도 연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협력적 파트너십 구축에서 중장년세대의 능력을 직능별로 활용하는 아이디어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장년세대의 사회참여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셋째, 기업조직형은, 기업이 은퇴자나 예비은퇴자를 대상으로 해당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나 직원복지의 일환으로 사회참여를 육성하는 모형이다.

현재 기업들이 예비소비자인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자원봉사 영역에서 자리 잡거나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응 또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활성화되면서 중장년세대의 사회참여도 확대될 수 있다.

넷째, 가장 바람직한 사회참여 유형으로 손꼽히는 자조그룹형은 중장년세대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구성된 집단으로, 지역사회나 취미활동 등 다양한 조직 근거를 바탕으로 조직된다.

베이비붐세대의 지속적인 은퇴와 이들의 자기역할 찾기 속에서 다양한 자조집단이 결성된다면, 이를 기본 축으로 다른 형태의 조직적 특성이 결합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널리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유형간 유사점과 특이점을 고려해 혼합형을 개발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예컨대, 기업조직형 그룹이지만 베이비부머의 재능 개발을 위한 방식을 결합시키기 위해 자조그룹형과 결합하고, 운영방식은 연계형의 방식을 취하는 프로그램 개발도 가능하다.

사회적 인식 확산이 선결 과제

한국자원봉사협의회의 연구는 중장년세대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개선점으로 △사회적 인식 확산 △베이비붐세대에 자원봉사 체험 제공 △지역단위 모델 개발 및 운영 등을 꼽았다.

먼저, 사회적 인식 확산을 위해 사회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 전개다. 자신의 기술과 재능을 통해 참여하는 재능나눔 형식의 자원봉사를 집중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중장년세대가 자원봉사 체험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자원봉사 참여 입문과정을 적극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는 것. 노인복지관의 자원봉사교육이나 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대학 프로그램, 희망제작소 행복설계아카데미, 한국자원봉사문화의 앙코르아카데미 등의 사회참여 입문과정이 기업과 사회교육센터로 더욱 확장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셋째, 중장년세대의 사회참여 활성화 가능성이 높은 여건을 갖춘 지역이나 의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단위 모델을 개발해 운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역단위로 재능을 필요로 하는 기관(수요처)과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자 하는 중장년세대(공급처)가 상시 소통하고 공유하는 기본 운영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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